01. 반도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건 물, 땅, 광물 그리고…

기획 마케팅

추선우 iStaging Asia CEO

Insight

  • 미국과 중국이 AI 인프라에 수백조 원을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 천문학적인 자금은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요?
  • AI 데이터센터는 왜 물과 땅, 광대역 통신망, 금속 자원, 그리고 인건비까지 막대한 지출을 필요로 할까요?
  • 이렇게 거대한 인프라 산업으로 확장 중인 AI 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충격과 기회를 준비해야 할까요?

2025년 1월 21일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재취임 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스타게이트 플랜’을 발표했다. 4년내 5000억 달러, 우리돈 730조원을 투자해 AI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최근 중국 딥시크가 서비용고성능 AI모델을 선보이며, AI를 통한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자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같은 기업들을 불러 모아 관련 인프라 투자에 불을 지폈다.

틱톡은 올해 AI사업에 약 17조를 투자하고, 텐센트도 4조 5000억을 투자했으며 전체 규모로는 앞으로 6년 동안 10조위안(약 1976조원)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천문학적인 자금들은 도대체 왜 필요한 걸까?

이런 금액이 사용되는 용도는 가장 놀랍게도 물, 땅, 그리고 광대역 통신망의 확장, 광물 비용과 인건비다.

첫 번째, 물은 서버와 데이터 장비를 냉각하는 데 사용한다. 컴퓨터 장비는 팬, 금속 방열판, 열전도성 실리콘 같은 방법으로 냉각하는데 데이터센터는 왜 물을 사용해야 하는가?

데이터센터는 첫 번째 냉각 단계인 ‘서버 단계’에서는 공랭식이나 액체 냉각 방식으로 냉각할 수 있는데 물을 많이 소모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번째 단계인 ‘설비 등급 단계’에서 열을 배출하려면 냉각탑이 필요하다. 냉각탑은 물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가장 가성비 높은 냉각 솔루션이다. 또한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제공하는 발전 시절도 물을 필요로 하며, 총량도 적지 않다.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한 걸까?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논문에서는 오픈 AI가 개발한 챗 GPT가 중간 길이의 질의응답 훈련을 10~50회 할 때 500밀리리터의 물을 소비한다고 나와있다. 콜라 1.4캔 정도의 양이다. 챗 GPT3기준인데, 새 버전은 더 많은 물을 사용한다.이 물은 강이나 바다에서 아무데나 퍼올린 물이 아니고, 음용 등급의 정제수 기준으로 가공한 물이다. 불순물이 남아 냉각탑이 다운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의 주요 AI 회사가 사용하는 물 사용량은 세계적인 음료 회사와 맞먹는다.

예를 들어 구글의 자체 AI 데이터센터는 2023년 290억 리터의 물을 사용했는데, 그중 80%는 음용급 담수로 펩시의 한 해 물 사용량과 같다. 게다가 이런 냉각수의 3분의 2는 직접 증발해 재활용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캘리포니아 대학 논문의 추산에 따르면 2027년 전 세계 AI 산업의 연 물 수요는 66억 입방미터로 영국 반년 물 사용량과 비슷하다. 이 정도 물을 쓴다고 수자원이 고갈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산업, 다른 회사와 물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한 담수공장을 건설하고 새로운 수원을 개척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두 번째 지출은 땅이다. 대규모 훈련용칩 무터 AI 클라우드를 배치한 서버, 그리고 24시간 운영되는 데이터센터까지 AI 산업이 필요로 하는 ‘땅’의 수요는 매우 크다.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땅은 아무곳에 나 세울 수도 없다. 근처에 적절한 전력공급망과 수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전문 시공인력이 매우 부족해 노동자를 구할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토지와 자재가 모두 있지만 노동자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발행해 비용이 초과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AI 산업이 기술경쟁의 일부가 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정부가 데이터를 현지에 보관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AI 인프라 건설이 전통 제조업처럼 인건비가 낮은 지역에 집중 못하는 이유다.

2025년 1월까지 전 세계에 완공되거나 공식적으로 가동된 AI데이터 센터는 이미 7000개가 넘었다.

세 번째 지출은 광대역통신망의 확장이다. 사용자가 전송하는 데이터는 AI 거대 모델을 훈련하는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거대 모델의 정확도와 응답속도를 높이려면 자신의 서버 대역폭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AI를 훈련시키는 데는 텍스트 데이터뿐 아니라 스트리밍 비디오에 대한 피드백도 중요한 데이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통신사인 미국 버라이즌은 AI 열풍으로 향후 5년 동안 자사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총 트래픽 성장률이 2024년에 비해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버 대역폭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광섬유 네트워크 설치비용은 통신사와 AI 기업이 분담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고정지출이 될 것이다.

 

네 번째 예상치 못한 지출은 금속과 광물이다. 갈륨이나 게르마늄 같은 칩제조용 금속뿐 아니라 AI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철강도 포함된다. 또 케이블과 전기 설비를 생산하려면 구리를 사용해야 한다. 칩, 회로 및 프로세서를 제조하려면 실리콘을 사용해야 하고, 실리콘은 가공 과정에서 석영도 사용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 은, 알루미늄, 주석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금속광물의 공급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영향을 받고, 강대국 간의 경쟁 수단이 되기도 한다. 수요와 공급이 아니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재연재해는 특정 광물의 가격 변동을 초래한다.

2024년 9월 미국 남동부에 지역에 불어닥친 허리케인 ‘헬렌’으로 노스캐롤라이나 광산 2개가 파괴되었는데, 이 광산에서는 전 세계 최고 순도의 석영을 5분의 4나 공급하고 있어 가격이 요동친 사례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인건비다. AI가 인건비를 줄이는데 쓰이지만 사실 초기에는 더 많은 인건비가 사용된다. 작년에 세일즈포스는 AI 에이전트 제품을 출시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1000명의 영업 직원을 채용했다. 세일즈포스는 2022년부터 계속 여러 부서에서 해고를 진행하고 일반 영업팀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는데, AI 분야의 전문 영업 사원을 1000여 명이나 채용한 것이다.

AI 기업은 확장기에 컴퓨터 전문가, 데이터 아키텍처, 칩 디자이너와 같은 ‘하드코어’ 인재뿐만 아니라, 준법 변호사, 영업 직원 같은 ‘소프트웨어’ 관련 인재도 시장 수요가 매우 왕성하다.

이런 예상하지 못한 지출과 함께 칩연구개발과 생산, 고품질 데이터 획득, 전력 공급 지출 증가 같은 당연한 비용들도 들어간다.

이런 로직으로 계산을 하고, 전 세계 AI 산업이 현재의 확장 규모를 유지한다면,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 수요는 최소 1조 달러(약 1460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산업에는 이렇게 만은 자금이 들어가고 인프라 투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앞서 말한 수백조, 수천조 원의 투자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이런 구조를 이야기하는 건 AI 산업은 이렇게 많은 자금이 투여되어서 인프라를 바꾸는 산업이고 그 안에서 정말 복잡다단한 하류 체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안에서 충격뿐 아니라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발행일2025.04.04

에디터추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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